메뉴 건너뛰기

정보제공

애인복지일자리 임금 월 20만원 수준 불과
수급권자는 수급비서 전액 차감…‘빈곤의 덫’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2-19 15:39:05
장애인복지일자리는 임금 수준이 매우 낮고,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의 경우 그대로 수급비에서 차감되는 문제점이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장애인복지일자리는 임금 수준이 매우 낮고,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의 경우 그대로 수급비에서 차감되는 문제점이 있다. ⓒ에이블뉴스
얼마 전 정부가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준다는 소식을 듣고 동 주민센터를 찾은 김수만(60·뇌병변장애 2급·가명)씨는 일을 해서 받은 임금이 그대로 수급비에서 차감된다는 얘기에 센터 직원에게 언성만 높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 씨가 문의한 일자리는 다름 아닌 보건복지가족부(복지부)가 3월부터 등록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장애인복지일자리사업'. 노동연계를 통한 장애인복지 실현이라는 목적으로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시행되고 있다.

'장애인일자리사업'은 장애인복지일자리와 장애인행정도우미로 나뉜다. 이중 매년 선정된 일자리아이템으로 전국 지자체별로 사업을 진행하는 장애인복지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면 주 12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월 20만원의 보수와 교통비 11만 4천원을 지급받는다. 이른바 ‘알바 월급’도 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03년 뇌수술 후 뇌병변 2급 장애 판정을 받은 김 씨는 여타의 다른 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장애판정을 받는 동시에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가 됐다. 이후 수급권자에게 지급되는 월 40여 만원의 생계급여는 혼자 사는 김 씨에게도 늘 빠듯하기만 하다.

"처음 장애판정을 받고 의사가 휠체어 사용하라는 거 평생 휠체어에 앉아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이 악물고 운동하고 버텼다. 지금은 등산도 다닐 정도가 됐다. 일하고 싶고 일해서 수급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의지를 보이던 김 씨는 "일한만큼 그대로 수급비에서 빠진다니 대체 누굴 위한 제도인지 나 같은 장애인은 평생 수급비나 받으며 살라는 말이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해도 벗어날 수 없는 가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올해로 11년째를 맞고 있다. 총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자면 누구나 신청 대상이 되는 이 제도는 신청 후 소득인정액 등 심사를 거쳐 수급권자로 결정되면 생계급여, 주거급여 등을 현금과 현물로 지급받는다.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한 각종 복지제도의 기준선이 되는 최저생계비는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법에 명시돼 있다. 즉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미인데, 턱없이 낮은 최저생계비는 수급당사자의 삶을 오히려 빈곤상태로 머물게 하고 여타 복지제도수준의 하향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빈곤사회연대,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등 12개 정당·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기초생활보장권리찾기행동이 지난해 10월 빈곤밀집지역에서 기초생활보장수급가구를 설문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수급권자의 96%가 급여가 불충분하다고 답했다.

김 씨의 경우처럼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수급권자가 노동을 통해 얻는 근로소득은 급여에서 그만큼 차감되고 소득이 소득인정액을 넘어서면 자동으로 수급권이 상실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는 안정되고 지속적인 노동을 보장받기 어려운 수급권자들이 자발적으로 노동시장으로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수급권자들이 수급권 상실을 두려워하는 큰 이유 중 또 하나는 의료급여다. 김 씨의 경우 3개월 치 약값으로만 40여만원이 든다. 김 씨는 "(수급권이) 없어질 새라 4대보험이 적용받는 일반 직장은 꿈도 못 꾼다. 지금 사는 사글세방 보증금도 막(노동)일을 해서 겨우 마련한 것"이라고 전했다.

복지부측 “사회참여 목적이 더 크다”

이런 수급제도의 문제점을 관할 당국도 모를 리 없다. 복지부 장애인복지일자리사업 담당자는 "보수가 낮은 장애인복지일자리 사업에 대해 수급비 소득공제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다른(부처) 일자리 사업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며 "이런 이유로 수급권자들의 일자리사업 참여율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복지일자리사업의 경우 밖으로 나오기 쉽지 않은 중증장애인들의 사회참여 목적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 관계자는 "자활사업의 경우 30%가 공제되고 작년부터는 장애인행정도우미도 10% 자활소득공제를 적용하는 등 해마다 탈 수급을 위한 정책을 확대하고는 있으나 기초수급보장 예산상의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활소득공제의 대상이 되는 자활사업은 장애인복지관, 직업재활시설에서 하는 중증장애인직업재활 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에 참여해 얻는 소득은 30%는 공제가 되고, 나머지 70%는 소득인정액에 반영된다. 문제는 자활사업의 임금이 낮고 단기간으로 이뤄져 자발적인 참여율이 떨어지며, 정보제공도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초생활보장권리찾기행동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일반수급가구의 52%가 장애인가구였고 1, 2급 장애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생활보장권리찾기행동 "수급자에게 조건을 부과하기 보다는 자발적인 취업이나 자활사업 참여를 유도하고, 취업자에게 소득공제형식의 근로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제언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장경민 기자 (wildafrica@ablenews.co.kr)

장경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채용완료] 자립생활주택 신규 담당자 채용 공고 해냄복지회 2023.12.21 957
81 '정신장애인 집단따돌림'사건 탄원서 모집 해냄복지회 2020.03.24 38
80 '장애예방 아이디어 내주세요'…상금 500만원 해냄복지회 2020.03.24 20
79 장차법 21조 개정안 복지위 통과 해냄복지회 2020.03.24 28
78 양립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과 운전면허 해냄복지회 2020.03.24 502
77 장애인도 운전면허 쉽게 딸 수 있어요! 해냄복지회 2020.03.24 30
76 장애인공단, 청년인턴 공모 해냄복지회 2020.03.24 21
75 뇌성마비 장애 딛고 신학의 꿈 이루다 해냄복지회 2020.03.24 20
74 <서울소식> 저소득층 장애인 41명 전세주택 지원 file 해냄복지회 2020.03.24 24
73 장애예방 아이디어 3월말까지 공모 해냄복지회 2020.03.24 21
72 유치원ㆍ고교 장애학생도 의무교육 받는다 file 해냄복지회 2020.03.24 32
71 <게시판> 우수장애인생산품 전시판매전 참가시설 모집 해냄복지회 2020.03.24 34
» 장애인 수급권자는 일하지 말라? 해냄복지회 2020.03.24 58
69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과 권리 보장을 촉구 해냄복지회 2020.03.24 117
68 피플 사회복지사 된 발가락 시인 "장애인 돕고 살겁니다" file 해냄복지회 2020.03.24 86
67 서울시 "장애인 가정 집수리 해줍니다" file 해냄복지회 2020.03.24 33
66 '장애인의 날 행사 슬로건' 공모 해냄복지회 2020.03.24 49
65 ‘장애인 여행 활성화를 위한 국제세미나’ 23일 개최 해냄복지회 2020.03.24 19
64 복지 없는 국가발전은 존재하지 않는다 file 해냄복지회 2020.03.24 48
63 서울시 `장애인 맞춤형' 관광코스 만든다 file 해냄복지회 2020.03.24 27
62 장애인장기요양제도의 바람직한 전달체계 해냄복지회 2020.03.24 72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