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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점자블록 엉터리…횡단보도 아닌 차도쪽으로 인도

중구·구로구등 빗나간 설계…“위험한 블록 정비를”


서울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자인 서울거리’ 사업이 끝난 지역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엉터리로 설치돼 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관만 지나치게 강조해 장애인의 안전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서울 중구 충무로 4가 대한극장 앞, 충무로 역에서 충무로5가쪽으로 가는 횡단보도에 설치된 점자블록 가운데 유도용 선형블록(막대모양의 블록)은 횡단보도가 아닌 차도쪽으로 향해 있었다.

디자인 서울거리가 끝나는 제일병원 앞 횡단보도도 비슷한 실정이었다. 지팡이로 확인해 선형블록과 평행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시각장애인이 이 선형블록을 따라가면 횡단보도가 아닌 차도와 만나게 된다.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는 “선형블록은 유도방향에 따라 평행하게 연속해서 설치해야 한다”고 돼 있다.

1급 시각장애인인 이창훈(26)씨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앞이 안보이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선형블록은 눈과 같은 존재”라며 “선형블록이 유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것이 잘못 깔려 있으면 큰 위험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형블록을 따라가다가 소리를 통해 자동차가 가까이에 있는 것을 감지하게 되면 방향감각에 혼란이 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잃어버리는 등 이동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은 비단 중구뿐만이 아니다. 서울 구로구 디지털단지 안 창조길도 마찬가지다. 창조길 일대 횡단보도 가운데 선형블록이 횡단보도 방향이 아닌 차도 방향으로 난 곳은 3곳에 이른다. 임창기 구로구 도시디자인팀장은 “장애인들을 위한다면 점자블록을 티(T)자가 아닌 시옷(ㅅ)자를 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서울시의 디자인 콘셉트에 따라 미관을 고려하다 보니 선형블록이 어긋난 방향으로 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디자인거리 사업을 벌이며 서울시내 50개 지역을 사업대상지로 선정해 지금까지 17곳의 사업을 마무리했다. 한 곳당 평균 2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500~600m에 이르는 디자인거리를 조성했다.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의 고영국 정책기획국장은 “서울시는 구청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해 디자인거리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저시력 장애인들의 안전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변영범 중구 도시디자인과장은 “디자인 거리를 조성하면서 선형블록의 방향까지 세심하게 확인하지 못했다”며 “5월 초까지 잘못 놓인 선형블록을 모두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구로구 임창기 팀장 역시 “5월3일까지 선형블록을 포함해 미진한 점자블록을 모두 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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