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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이래 봤자 단 하루예요. 364일은 무관심해요.”

오랜만에 찾아온 봄볕 때문에 가만히 서 있어도 등에 땀이 배어 나오던 4월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에 참여하던 한 장애운동 활동가의 말입니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그날에 맞춰 일간지는 앞다퉈 장애인 인권 기사를 실었습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장애인 관련 기사만 따로 모아놓을 만큼 누리꾼의 관심도 높았습니다. 장애인들은 휠체어를 타고 힘겹게 거리로 나가 “장애인 활동보조 보장하라”고 외쳤습니다. 정치인들도 “장애인 차별 철폐를 위해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보탰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제 다시 어디서도 그들의 이야기는 들을 수 없습니다.

1년에 단 하루 관심을 받다 보니 장애인들은 필사적입니다. 오늘이 지나면 세상이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기까지 1년이 걸리니까요. 그러다 보니 집회는 점차 과격해집니다. 삭발을 하고,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들에게 폭력을 휘두릅니다. 이번에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시위 도중 과격해져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며 세종로 사거리 횡단보도에 막무가내로 진입하다 버스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여론이 무서워 법대로 처벌하지도, 폭력행위를 막지도 못합니다.

이번 장애인의 날에도 경찰과 장애인이 길 가운데서 대치하는 모습이 인터넷에 올랐습니다. 예상하시는 대로 “경찰이 몸도 불편한 장애인을 밀치고 끌어낸다”며 공권력을 비판하는 댓글이 수십 개 달렸죠. 1년에 하루가 아니라, 1년 내내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면 차분한 대화와 변화 속에서 그런 ‘영양가 없는 해프닝’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겠죠. 장애인 문제를 다룬 기사에서 ‘여전히 미흡하다’는 문장은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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