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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제공

단백질소화못하는 대사장애

생후 7일만에 날벼락

첫딸도 같은병으로 사망

“맘껏 먹는 모습 보고싶다”



“엄마는 당신 생명의 조각을 한 조각씩 떼어 자식을 키운다고 합니다. 우리 몸속에는 금빛 찬란한 엄마가 들어 있어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 시인 이상열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것’이라는 시집에서 ‘다른 사람을 사랑할 능력을 주신 분’으로 어머니의 존재감을 노래했다. 그런 능력을 주기까지 어머니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1년 365일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헌신한다. 그나마 단 하루 5월 8일에는 자식이 달아주는 카네이션을 가슴에 품고 잠시나마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 하지만, ‘선천성 대사장애’를 앓고 있는 세 살배기 아들 김동균의 어머니 한현주(42) 씨는 어버이날에 자기 몸의 일부를 자식에게 이식하는 더 큰 희생의 길에 들어선다.

이상열 시인이 상징적으로 묘사한 ‘생명의 한 조각’을 매일매일 주는 것도 모자라, 실제 장기를 떼어 동균에게 주는 수술대에 오르는 것이다.

‘늦둥이 동균(왼쪽) 군을 위해 간 일부를 떼줄 한현주 씨가 남편 김태화 씨, 딸 예은(9ㆍ가운데) 양, 큰아들 동은(10ㆍ오른쪽) 군과 함께 5월의 햇살처럼 환하게 웃고 있다.
“24개월이 됐지만 제대로 먹지 못해, 또래가 뛰는 동안 기어다니는 동균이 모습이 너무도… 비슷한 증세로 결국 가족 인연을 이어가지 못한 채 저세상으로 간 큰딸에게 죄스럽고… 그래도 조금 있으면 우리 동균이도 뛰어다닐 수 있잖아요.”

간 이식수술을 하루 앞둔 7일 한 씨는 안타까움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마음, 눈물과 희망이 범벅이 된 표정으로 의료진이 주문한 것들을 하나씩 준비하고 있었다.

제천에 사는 한 씨와 남편 김태화(47) 씨 부부 사이에 늦둥이로 태어난 동균이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들이었고 축복이었다. 그러나 태어난 지 7일 후 분유를 정량의 반밖에 먹지 못해 병원을 찾았더니, 동균이의 간에 단백질 분해효소 중 5가지가 없어 단백질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는 ‘선천성 대사장애’ 진단을 받고 눈앞이 캄캄했다.

‘선천성 대사장애’는 이미 11년 전 첫딸을 앗아간 병이었다. 1999년 동균이처럼 젖을 넘기지 못해 병원을 찾았던 첫딸은 45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아픈 동균이의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가슴이 먹먹했지만 한 씨에게는 한순간의 고민도 없이 해답이 찾아왔다. 막내아들을 위해 생체 간 이식수술을 받기로 결심한 것이다. 동균이 형과 누나 등 다섯 식구의 가장이라는 무거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시부모님의 만류가 있었지만, 자식의 생명을 살리려는 한 씨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한 씨와 동균이는 8일 서울로 올라와 오는 10일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생체 간 이식수술을 받게 된다.

서울 갈 채비를 차리던 한 씨는 “동균이가 건강해지면 앞으로 흰 우유나 고기 등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이고 싶다”고 말했다. 몇 년 후 동균이는 어머니에게 세상에서 가장 큰 카네이션을 달아줄 것 같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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