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보제공

어머니 당신은

2020.03.27 14:59

해냄복지회 조회 수:22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5-10 13:16:02
스물 하나.
당신은 굽이굽이 험한
고개를 열두 개나 넘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김씨 집안 맏아들에게 시집을 왔습니다.

스물 여섯.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덮던 겨울날, 시집 온 지 오 년 만에 자식을 낳고 그제서야 당신은 시댁 어른들한테 며느리 대접을 받았습니다.

서른 둘.
자식이 급체를 했습니다.
당신은 그 불덩이를 업고 읍내병원까지 밤길 이십 리를 달렸습니다.

마흔.
그 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당신은 자식이 학교에서 돌아올 무렵이면 자식의 외투를 입고 동구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마냥 기다리며 당신의 체온으로 덥혀진 외투를, 돌아오는 자식에게 따뜻하게 입혀 주었습니다.

쉰 둘.
시리게 파란 하늘 아래 빨간 고추를 펴 말리던 가을날, 자식이 결혼할 여자를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당신은 짙은 분칠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자식이 좋다니까 그저 좋다고 하셨습니다.

예순.
집배원이 자전거를 타고 다녀갔습니다. 환갑이라고 자식들이 모처럼 돈을 보냈습니다. 당신은 그 돈으로 자식들 보약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바빠서 오지 못한다는 자식들의 전화에는, 애써 서운한 기색을 감추시며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예순 다섯.
자식 내외가 바쁘다고 명절에 못 온다고 했습니다. 동네 사람들과 둘러앉아 만두를 빚으면서, 평생 처음으로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아들이 왔다가 바빠서 아침 일찍 다시 돌아갔다고. 그 날 밤, 당신은 방안에 혼자 앉아서 자식들 사진을 꺼내보십니다.

오직 하나 자식 잘 되기만을 꿈에도 바라며 평생을 살고, 이제 성성한 백 발에 그리고 , 깊은 주름으로 남은 당신, 우리는 그런 당신을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칼럼니스트 송경태 (skt2211@yahoo.co.kr)

칼럼니스트 송경태의 다른기사 보기 ▶
@4d4e81d3f9219886bcadb3dc9b503f82@h*@4d4e81d3f9219886bcadb3dc9b503f8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채용완료] 자립생활주택 신규 담당자 채용 공고 해냄복지회 2023.12.21 1149
181 현대重 19년째 행사 후원…장애인 1600여 명 참가 file 해냄복지회 2020.03.27 23
180 “도전과 극복, 서울의 감동을 세계로” 해냄복지회 2020.03.27 23
179 국립공원에 장애인 편의시설 늘린다 file 해냄복지회 2020.03.27 23
178 장애인들에게 인기 높은 사이트 순위 공개 file 해냄복지회 2020.03.27 23
177 ‘디자인거리’ 장애인 안전 빨간불 file 해냄복지회 2020.03.27 23
176 '찾아가는 장애인취업 상담' 놓치지 마세요 해냄복지회 2020.03.24 23
175 장애인 공공기관 웹 접근 학교 복지시설 더 힘들다 해냄복지회 2020.03.24 23
174 지역사회 장애인 차별 "꼼짝 마!" 해냄복지회 2020.03.24 23
173 "장애인의 피난 안전 대책 필요하다" file 해냄복지회 2020.03.27 22
172 시각장애인 20명 독도 탐방 나선다 해냄복지회 2020.03.27 22
171 24일 장애인 치아건강 무료 교육 file 해냄복지회 2020.03.27 22
170 중증장애인에게 영상 촬영과 편집이란? file 해냄복지회 2020.03.27 22
169 “사회정책 속의 장애인고용정책 20년을 논하다” 해냄복지회 2020.03.27 22
168 장애인을 위한 복합공간 국내 첫선 file 해냄복지회 2020.03.27 22
167 희망근로자 안정적 일자리 제공 해냄복지회 2020.03.27 22
166 장애인 보험가입 차별금지 스티커 배포 해냄복지회 2020.03.27 22
165 PC로 장애인편의시설 쉽게 찾는다 해냄복지회 2020.03.27 22
164 「제19회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 성황리에 열려 해냄복지회 2020.03.27 22
» 어머니 당신은 해냄복지회 2020.03.27 22
162 "행복 나눠요" 취약층 일자리 꾸준히 발굴 file 해냄복지회 2020.03.27 22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