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청소년들과 장애인권 공감하기
2020.03.27 14:59
[인권교육, 날다] ‘몸’으로 통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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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오름] “청소년들과 함께 '장애인권교육' 해본 적 있어요?”
더불어 날갯짓- '도움 주기'에서 '함께 살기'로 친구들의 그림 실력에도 놀랐지만, 자신을 표현해내는 방식도 놀라웠다. 어떤 친구는 자신의 잘려진 머리카락과 다시 자란 머리카락을 동시에 그려 놓고, 어렸을 적 머리를 잘렸던 기억에 대한 상처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또 어떤 친구는 화면 가득 자신의 감정에 따라 다른 색깔로 빛나는 눈을 그려 놓았다. 거리 화가가 그린 캐리커처 느낌으로 나른한 자신과 에너지를 얻은 자신의 모습 두 가지를 그린 친구도 있었다. 도화지를 네모 칸으로 모두 분절시켜놓고, 자신의 각각의 신체 부위를 하나 씩 그려 넣은 후, 각각의 사연을 발표해준 친구도 있었다. 자신의 모습을 집 떠난 파란 강아지로 그린 친구도, 코스프레 복장을 한 자신의 모습을 그린 친구도 있었다. 친구들의 그림을 보면서 서로 질문하기도 하고, 그림의 느낌을 이야기해 주기도 했다.
머리를 맞대어 프랑스의 공익 광고를 보고 나서 나눈 대화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휠체어 중심, 수화 중심, 점자 중심으로 구성된 사회에서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비장애인이 장애인이 된다. 광고를 보고 나서 한 친구가 아주 핵심적인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런 사회에서는 제가 지금 보다 훨씬 편해질 것 같아요." 청각 장애를 가진 친구의 감수성이 빛을 발하는 시간이었다. 장애 인권 수업이라고 해서 장애를 가진 친구를 의도적으로 더 발표시키거나, 그 친구를 신경 써서 수업하는 것은 오히려 장애 당사자 친구에게 부담감을 갖게 한다. 자연스럽게 ‘함께’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종종 이 친구는 작은 활약들을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교육을 정리하며 스웨덴에서는 외국 이민자들이 장애인으로 분류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자, 친구들이 다들 놀라워했다. 통역 지원과 언어 학습 지원을 위해 장애인으로 분류된다는 점, 이와 같은 사회에서 장애는 우리 사회처럼 족쇄가 아니라 정당하게 편의를 제공받아야 하는 어떤 것이라는 이야기도 더불어 나눴다. '장애인에게 내가 무엇을 해줘야 하는가'에서 '장애인과 함께 살기 위해 무엇이 변해야 하는가'로 문제의식을 '약간은' 이동할 수 있었던 시간. 언제나 그렇듯 인권교육이란 변화를 일굴 수 있는 작은 날갯짓에 불과하다. 이 작고 우연적인 계기를 자기 삶의 돌풍으로 만드는 것은 참여자의 몫. 인권교육에서 중요한 건, 역시 '무엇을 매개로 서로 공감할 것인가'를 잡아내는 일이란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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