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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까지 걷기를 계획하다

2020.03.27 14:59

해냄복지회 조회 수:35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81
여든한번째날 이야기 (5월31일)
2011.06.01 00:23 입력 | 2011.06.01 03:16 수정

▲가자 세상 속으로.

 

2010년 여름은 나에게는 많은 것을 준비하게 했다. 짧았지만,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점거농성을 하면서 많은 부모를 만났다. 부모운동을 하면서 배운 것들 그리고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들, 여태까지 부모운동의 방향과 성과…

 

장애인 부모가 어떻게 사회와 소통하는지도 어렴풋하게나마 아는 계기가 되었다. 활동가들의 열심히 하는 모습이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지방의 한계성을 알았고 앞으로의 나의 방향에 대해서 설정하게 되었다.

 

분명히 장애인 활동가들과 우리 부모 활동가는 다르다. 우리에게는 이것이 바로 삶의 현실인 까닭에 사회와 맞부딪혀 이겨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13일 밤낮으로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주시하면서 부산으로 내려왔다.

 

빡빡 깍은 머리가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웠다. 나의 머리카락을 우리 아이들을 위해 깎았다고 생각하니 너무 자랑스러웠다. 그래서 혼자 결정하고 만용을 부린다.

 

난 운동하고 거리가 멀다. 아니 현재의 내 모습이 그렇다. 균도는 고도비만, 나 역시 중등도 비만이다. 키 180cm에 95kg을 웃돈다. 혼자 움직이는 것도 귀찮을 때가 있다. 운동을 너무 싫어하지만, 균도 때문에 동네를 끌려다니는 것이 전부다.

 

균도 역시 키 182cm에 100kg을 웃돈다. 그리고 최고 문제가 지병이 있다는 것이다. 대사증후군이다. 당뇨부터 고혈압 그리고 콜레스테롤 과다, 모든 것이 정상은 아니다.

 

서울을 내려오고 난 뒤 주위에서 휴일에 걷기를 한다고 동호회를 결성했다.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한 곳에 자주 다니다 보니 휴일을 걷기프로그램으로 작성했다.

 

그렇게 다니다가 몸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아, 균도랑 놀기 삼아 시작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가다가 돌아오면 간만큼 성공한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걸으려 했다.

 

아무에게 알리지 않고 걷다 보면 균도와 나와의 추억만들기라고 생각하고 간단히 시작한 것이다. 준비하다 보니 같은 부모의 격려가 더해지고, 장애인부모연대에까지 알렸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균도가 걷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균도에게 몇 달 전부터 이야기했다. 아빠랑 여행가자… 학교 졸업하면 너랑 서울까지 여행가자…

 

이 이야기를 들은 균도 너무나 좋아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균도가 좋아하니 간다. 계획을 진행하고 균도와 걷기 연습을 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지원 세력이 생겼다.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부모의 마음을 담자고 한다. 그렇지만 얼마 동안은 무척이나 초조했다. 우리가 계획했던 만큼 자본이 만들어지진 않았다.

 

균도가 졸업을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내가 졸업했다. 겨울이라 찬바람에 운동도 게을리했다. 준비했던 서면을 인터넷으로 방송국에 뿌렸다.

 

연락이 온다. 부산일보에서 대서특필했다. 이제는 진짜 가야 하는 모양이다. 지방 방송국에서도 연결이 되었다. 이제는 걱정이다.

 

그런데 또 다른 암초가 발생한다. 며칠 전 받았던 건강검진이 변수가 되었다. 결과를 받고 많이 울었다. 자는 균도의 손을 잡고 너무 울었다. 결심을 하고 병원을 가니 걷는 데는 지장이 없단다. 다녀와서 수술을 받기로 하고 진행한다. 아마 중기 이상이었더라도 갔으리라…

 

떠나는 날 방송국에서 집으로 찾아와 여정을 카메라에 담는단다. 복잡했던 날을 뒤로하고 이제 떠난다. 균도와 세상속으로 멋지게 떠난다. 후회 없이 시작한 길 같이 가보자 저 넓은 세상을 행해…

 

▲균도, 복지관 사회복지사와 함께.

▲균도 졸업식 날 균도가 졸업생 대표 송사를 한다.

▲균도의 예술 작품.



이진섭 부산장애인부모회 기장해운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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