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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중인 틸팅열차 장애인 편의시설 살펴보니
수동휠체어 기준으로 장애인 편의시설 개발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5-17 15:04:17
새로 개발돼 시험 운행 중인 틸팅열차. ⓒ박종태
에이블포토로 보기▲새로 개발돼 시험 운행 중인 틸팅열차. ⓒ박종태
요즘 장애인들은 기차가 무섭다고 한다.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부실해 기차를 타려면 목숨을 걸어야하기 때문이다. 동대구역에서 열차에 오르다 장애인이 경사로에서 추락한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들의 불만은 고조되어 있는 상태.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에이블뉴스가 열차의 장애인 접근성 문제를 심층 취재했다.

지난 12일 경기도 의왕시 소재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신소재틸팅열차시스템연구단을 찾았다. 한성호 연구단장에게 현재 개발 중인 틸팅열차의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해 문의하니 “그동안 연구개발에 주력하느라 장애인 편의시설 문제에 대해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 “앞으로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한 단장은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열차를 이용하다가 사고를 당하고 있는 현실과 장애인좌석과 장애인화장실이 좁고 승하차 시설이 부족해서 불편과 위험을 느끼고 있는 점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장애인들이 특별대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비장애인들과 함께 더불어 열차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충청북도 오송에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 중앙기술단 틸팅열차 시험 운행 현장에서 열차 생산을 맡은 한국화이바 차량사업본부의 김진현 이사에게 틸팅열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 사업목표
ㅇ 1단계
- 최고운행속도 180km/h 급의 한국형 고속틸팅열차개발
- 기존선 속도향상을 위한 선로구축물, 전기신호시스템 성능개선기술개발
ㅇ 2단계
- 한국형 틸팅열차 신뢰성 평가 및 운용기술개발
- 기존선의 속도향상(200km/h급)달성을 위한 최적화 방안 수립 및 틸팅열차 운행에 따른 유지보수 핵심기술개발
□ 일반제원
ㅇ 총 좌석 : 278석(특실 58석, 일반실 220석)
ㅇ 최고운행속도: 180km/h(설계속도 200km/h)
ㅇ 곡선부 최고속도: 곡선부 제한속도에서 최대 +30km/h
ㅇ 차량형식: EMU(동력분산식 전동차타입)
ㅇ 무게: 334톤(만차)
ㅇ 차체: 복합재 탄소섬유(언더프레임: 스테인레스)
한국형 틸팅열차 장애인설비현황
장애인차량 6량 편성 중 1량(4호차)
장애인좌석 4개, 장애인화장실 설치


김 이사의 설명을 종합하면 틸팅열차는 곡선괘도가 많은 강원도 산악지형에서도 최고 시속 180km로 달릴 수 있는 신개념의 기차이다. 객차가 좌우로 기울이며 원심력을 잡아주기 때문에 속도를 줄이지 않고 일반 기차보다 속도를 30~40% 더 낼 수 있으며 급히 속도를 줄이거나 올리는 데 따른 에너지 소모도 막을 수 있다. 틸팅열차의 비밀은 차축과 객차 사이의 틸팅 센서에 있다. 위성으로 곡선 정보를 받아 곡선 구간을 지날 때 원심력 반대 방향으로 객차를 좌우로 최대 8도까지 기울여 준다. 승객이 바깥으로 밀리는 현상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2012년 복선공사가 끝난 후부터 중앙선을 시작으로 태백선·영동선 등에 투입하면 열차 운행시간도 단축이 될 전망이다. 틸팅열차는 레일 위를 좌우로 흔들거리면서 달린다고 해 '춤추는 열차'라는 별칭이 붙었다.

그렇다면 틸팅열차를 장애인들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직접 승하차 경사로부터 살펴보니 무궁화호열차처럼 장애인들이 승하차 할 때 계단 밑에서 경사판을 꺼내도록 되어 있었다. 경사판 옆에는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어 경사로에 오르내리다 옆으로 넘어질 위험이 매우 높은 실정이었다.

열차 내부로 가보니 장애인화장실이 좁아서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 사용자는 편리하게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용변기 옆 손잡이를 잘못 설치했고, 세면대는 너무 높게 설치했다. 용변기에는 등받이가 없었고, 자동으로 물을 내리는 센서도 변기 뚜껑에 가려 있었다.

장애인좌석은 4칸이었는데 너무 좁은 실정이었다. 일반 좌석 2개를 철거해야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 이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이 착석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올 것으로 보였다. 휠체어를 고정할 수 있는 장치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별도로 마련돼 있는 열차 카페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비행기 기내에서 사용하는 소형 휠체어를 비치하고, 지원시스템이 마련돼야할 것으로 보였다. 이외에도 특실에는 장애인좌석이 아예 마련돼 있지 않아 장애인 차별 지적을 받을 것으로 보였다.

왜 장애인 접근성 문제는 이렇게 심각한 것일까? 가만히 살펴봤더니 이곳에서는 수동휠체어를 기준으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만들고 있었다. 전동휠체어와 전동수쿠터를 기준삼지 않아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었다. 모든 중증장애인들이 열차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수동휠체어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 문제점이 개선돼야할 것으로 보였다. 한국화이바 김진현 이사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성호 단장은 전동휠체어를 기준으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개발하고 설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답변했다.

새로 개발된 틸팅열차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명회. ⓒ박종태
에이블포토로 보기▲새로 개발된 틸팅열차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명회. ⓒ박종태
틸팅열차 객차를 좌우로 최대 8도까지 기울인 모습. ⓒ박종태
에이블포토로 보기▲틸팅열차 객차를 좌우로 최대 8도까지 기울인 모습. ⓒ박종태
계단 밑에서 경사로를 꺼내는 방식인데, 경사로 좌우에 안전장치가 전혀 없다. ⓒ박종태
에이블포토로 보기▲계단 밑에서 경사로를 꺼내는 방식인데, 경사로 좌우에 안전장치가 전혀 없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가 너무 좁아 전동휠체어, 전동스쿠터를 타는 장애인들은 편리하게 이용하기 어렵다. ⓒ박종태
에이블포토로 보기▲장애인화장실 내부가 너무 좁아 전동휠체어, 전동스쿠터를 타는 장애인들은 편리하게 이용하기 어렵다. ⓒ박종태
용변기 내부도 좁고 손잡이 잘못 설치됐다. 자동으로 물을 내리는 센서는 변기 뚜껑에 가려 있고, 비상호출벨과 등받이는 전혀 설치되지 않았다. ⓒ박종태
에이블포토로 보기▲용변기 내부도 좁고 손잡이 잘못 설치됐다. 자동으로 물을 내리는 센서는 변기 뚜껑에 가려 있고, 비상호출벨과 등받이는 전혀 설치되지 않았다. ⓒ박종태
장애인 좌석 내부가 매우 좁아 장애인들이 편리하기 이용하기 어렵다. ⓒ박종태
에이블포토로 보기▲장애인 좌석 내부가 매우 좁아 장애인들이 편리하기 이용하기 어렵다. ⓒ박종태
열차 특실 내부의 모습. 특실에는 장애인 좌석이 없다. ⓒ박종태
에이블포토로 보기▲열차 특실 내부의 모습. 특실에는 장애인 좌석이 없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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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 기자 (so0927@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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