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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Innovation #1] 소통의 역지사지(易地思之)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5-18 10:12:57
일러두기

삶 속에서는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납니다. 그 수많은 일의 해결을 위해 우리는 소통을 하고 삽니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양보의 미덕'이 세상은 많은 이들과 함께하는 곳이기에 각자가 조금씩 인내(忍耐)하고 상대의 잘못을 꼬집기보다는 도리어 끌어안고 다독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가 역지사지의 마음을 지닌다면 소통의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입장이 서로 얼마나 다른지 그럼으로써 겪게 되는 안타까움과 아픔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제가 많이 부족하기에 앞으로 나눌 것들이 정답은 아닙니다. 제가 지내오며 느낀 노하우일 뿐이지만 이 글을 읽으실 불특정 대다수의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장애인은 어쩔 수 없이 도움을 받고 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쿨 하게 도움을 받으면 좋으련만 그러지 못합니다. 왜 일까요? 바보라서 그런 것일까요? 아닙니다. 바보는 그런 것조차 알지 못합니다. 너무 생각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두 사람, 도움을 받는 자와 주는 자의 입장은 어떻게 다를까요?

먼저 다가가자

이건 사실 양쪽 모두의 공통분모이기도 합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고 함께하려는 의식이 중요합니다. 소심한 마음에 서로에게 선(先)을 양보하다보면 손해만 보게 됩니다. 기다리지 말고 먼저 다가서서 자연스러움을 유도하고 허물없이 지내는 것이 도움의 첫 걸음입니다.

이왕 도움 받을 것이라면 조기에 결정하자

음…. 이 측면이 가장 답답한 부분입니다. 많은 장애인 분들이 망설이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도움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 때문에 힘들까봐 혹은 어려울까봐 도움을 청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저 사람이 내게 도움을 줄까’ 하는 여부에 대해서 의심하고 심려합니다. 저 또한 많이 부딪친 부분입니다만 한마디로 정리해 드리면 다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것입니다. 비장애인은 한마디로 장애인 여러분보다 신체조건이 몇 배고 뛰어납니다. 따라서 그 여부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할 필요가 없고 중요한 것은 헬퍼를 신뢰하는 것이 최대의 관건입니다.

도움을 요청받았을 때 어떻게 도와야 할지 고민하지 말자.

실제로 도움을 요청받고 나서 "예 도와드려야죠"라고 말씀하시는 분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설사 그리 말씀하셨더라도 "아. 잠시만요"라고 말한 뒤 다른 곳으로 가서 근심 쌓인 얼굴로 고뇌(?)하신 뒤에 도움을 주시는 분이 많습니다. 도움은 비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사이에서도 필요한 도구입니다. 헌데 하물며 장애인 분들은 오죽하실까요? 누군가를 돕는 일은 당신이 머리 싸매고 공부하거나 허리띠 졸라매고 일하는 것보다 훨씬 값진 일입니다. 돌아간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스트레이트로 가는 길보다 빠른 지름길입니다. 장애인 분들은 여러분의 도움이 생명 같을 수 있습니다.

자존심을 버리고 인정하자, 그리고 당당해지자

사람이 갖고 있어야 할 것이며 또 동시에 버려야 할 것은 바로 '자존심' 입니다. 필요할 때 부리는 자존심은 득이 되지만 과한 자존심은 오히려 크나큰 독이 됩니다. 장애인분들은 누군가에 의해 도움을 받는 것을 기피할 때도 있습니다. 이유는 '내가 할 수 있는데' 하는 굳은 의지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때론 굳은 의지가 아닌 아집으로 변색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호기 부리다가 정작 '내가 불능(不能)화' 되는 그 때 후회 해봐야 이미 때는 늦습니다. 기회는 아무 때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지금. 순간 당신의 선택이 여러 실과나무 중에 있는 달콤한 열매를 따먹느냐. 고생의 열매를 따먹느냐는 바로 본인의 몫입니다. 누구도 그것을 읽어줄 수도 없고 그런 로봇은 아직 개발되지도 않았습니다. 자존심을 버리고 자기 자신을 인정하며 스스로에게 당당해지고 자신을 사랑할 때 도움의 손길은 당신을 외면치 않습니다.

웃는 얼굴로, 기쁜 마음으로 돕자

옛 말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단 말이 있습니다. 웃음은 행복의 시작이며 웃음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치료제입니다. 누군가를 도울 때 웃음을 머금고 있다면 받는 도움을 받는 그 이에게는 행운이며 포근함을 느끼게 하고 동시에 자신감을 충만케 하는 그 무엇이 됩니다. 자신의 작은 도움으로 하여금 타인에게 미소를 머금게 할 수 있다면 이만한 보람이 또 있을까요?

도움의 출발… 조목조목 말하기

당신에게 도움을 주는, 또는 앞으로 당신을 도와줄 이는 두 부류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도움에 익숙하거나 혹은 서툴거나…. 저는 장애인 여러분들이 도움에 익숙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생각건대 도움에 익숙한 사람보다 서툰 사람이 많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매번 익숙한 사람과의 조우를 기대하기보다 지천에 깔린 많은 이들에게 부탁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어떻게 도울지 잘 모르는 이에게 도움 잘 받는 방법은 '알려주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이 그들에게 선생이 된답니다. 즐겁지 않나요? 무지한 이에게 조목조목 알려주는 과외선생이 되어보십시다.

무엇을 도울지 항상 생각하라

그렇다고 1분 대기조가 되란 말은 아닙니다. 어떻게 어떠한 방법으로 도울지 항상 간구하세요. 그 이외의 답은 당신의 친구, 형, 누나, 동생이 알려줄 것입니다.

도움은 뭐…? 당신의 권리…!!

도움을 받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자신감' 입니다. 이왕지사 이렇게 된 것 살아야 되잖아요. 삶은 서바이벌 게임과도 같습니다. 흙탕물에서 굴러서라도 살아야 할 것이 바로 세상입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보지 못한 미지의 것도 많아 그것들을 보기 위해라도 생존해야 합니다. 생존하면 볼 것, 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왜 포기합니까? 포기하지 마십시오. 도움의 손길을 뻗길 원합니다. 도움은 당신이 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당신만의 권리입니다. 위축되지 마세요.

함께하라

말이 필요 없습니다. 함께 하십시오.

고마움의 표현은 필수

인간관계에서는 신의도 중요하고, 주고받는 것에 대한 유연함도 필요합니다. 헬퍼의 시간이나 체력, 돈 등을 투자하여 도움을 주었다면 고마움의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 이는 당신께 참 큰 선물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 선물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습니다. 고마움을 갖고 그 고마움을 표현하십시오. 고맙다고. 말은 공짜잖아요. 대신에 미안한 마음은 넣어두시고요.

내일 당장 죽더라도 그가 환자는 아니다

가장 슬픈 현실은 아직도 대다수의 분들이 장애인 = 환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말씀드립니다만 결단코 그건 절대 아닙니다. 이젠 제발 버려 주세요. 가령, 당신이 먹는 음식을 ‘당신도 먹을 수 있느냐’ 고 묻는다든지 혹은 별일 아닌 일 가지고도 큰일 날 것처럼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정 그런 것이 있으면 본인이 말씀하실 것입니다. 당신이 돕는 이가 당장 내일 천국으로 귀향할지라도 장애인은 환자가 아닙니다.

마치며…

다 이해하셨는지 모르겠네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의 개인적 생각이라 부족한 부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 글이 별 것 아닌 격차를 더욱 좁힐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원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서도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봉사가 참된 봉사겠죠. 그리고 봉사라는 말 자체도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돕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일로 남들에게 자랑거리가 되지 않는 나라 그런 대한민국이 되길 간절히 원합니다.

잊지 마세요. 당신의 도움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한 생명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에이블뉴스 독자 안지수님이 보내왔습니다. 안지수님은 "살아 있는 한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나다"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누구나 기고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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